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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건축물 답사 '사유원'에 다녀오다_23.02.25 본문

[일상] 건축물 답사

[일상] 건축물 답사 '사유원'에 다녀오다_23.02.25

lvlsh 2023. 5. 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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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원

📍 위치 : 경상북도 군위군 부계면 치산효령로 1150,

              1150, Chisanhyoryeong-ro, Bugye-myeon, Gunwi-gun, Gyeongsangbuk-do, Republic of Korea

🚊 교통 : KTX 동대구역에서 차로 50분 거리

🕘 영업시간 : 오전 9:00-오후 5:00 (공휴일 및 매주 월요일 휴무)

📞 연락처 : +82(0) 54.383.1278

📄홈페이지 : www.sayuwon.com

 

 

사유원 홈페이지

'사유원'은 단순한 수목원 관람에서 한발 더 나아가 원내를 거닐며 자아를 돌아보고 깊이 생각하게 하는, 진정한 '사유'의 정원입니다.

www.sayuwon.com



사유원을 빛낸 '예인(藝人)'들

건축가 _ 승효상, 최욱, 알바로 시자(Alvaro Siza), 박창열

조경가 _ 카와기시 마츠노부, 정영선, 박승진, 김현희

조명가 _ 고기영

석공 _ 윤태중

서예가 _ 웨이량



건축학도라면 꼭 한 번 가봐야 할 장소로 손꼽히는 사유원,

주변 사람들에게 듣기로는 사계절을 접해봐야 진정한 사유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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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대구역 KTX를 이용하고 차로 50분 정도 이동해서 사유원에 도착했다.


1. '치허문(致虛門)' Chi Heo mun

건축가 승효상

 

도덕경 제16장 '致噓極 守瀞篤(치허극 수정독)에서 나온 말로

'극도의 비움에 이르러 지극한 평온을 두터이 지키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치허문은 사유원의 정문에 해당하며 극도의 비움에 이르는 문이라는 뜻이다.

 

사유원 주차장 입구(치허문)

 

안내지도와 GUEST임을 알리는 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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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갔던 루트를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지도를 첨부하겠습니다.

 


 

! START !

'비나리길' Bi na ri gil

 

'비나리길'을 지나면서 답사 겸 등산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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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금오유현대(金烏幽玄臺)' Geum o yu hyeon dae

건축가 승효상

 

사유원 내에는 곳곳에 경치를 조망할 수 있도록 전망대가 있다.

이곳 금오유현대 역시 금오산의 깊고 그윽한 정취에 빠져들 수 있는 전망대이다.

 

'금오유현대(金烏幽玄臺)'의 옆모습

 

'금오유현대(金烏幽玄臺)' 진입로

 

전망대 끝

아름다운 절경을 마주할 수 있는 전망대에 이르게 되면 금오산의 깊은 정취와 고독한 겨울이 주는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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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암(玄庵)' Hyeon am

건축가 승효상

 

사유원에서 첫 번째로 지어진 '현암(玄庵)', '오묘하고 아름다운 집'이라는 뜻이다.

사유원을 조성하면서 첫 번째로 지어진 의미 있는 건물이며 3면이 탁 트인 전망 창을 통해 일몰과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풍광을 몸과 마음에 담으며 사색에 빠져들 수 있는 집이다. 현암 옥상에서는 멀리 창평지와 사유원 전체를 파노라마처럼 조망할 수 있다.

 

'현암(玄庵)'

 

'현암(玄庵)'으로 들어가는 입구

 

도어록으로 잠겨있어서 들어가 보지 못해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사진을 찾아보니,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풍경은 '사유를 위한 공간'이라는 말이 정말 바람직했다.

 

'현암(玄庵 )'내부의 모습, 삼면이 트인 전창을 통해 '땅과 하늘 사이에서' 자연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출처:사유원 공식 홈페이지

 

옥상에서 바라본 전경

내부는 개방형이 아니라도 옥상 지붕으로 올라가면,

내부보다 더 개방적인 아름다운 전망을 볼 수 있다.

한참을 앉아서 산등성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하늘과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겨울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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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풍설기천년(風雪機千年)' Pung seol ki cheon-yeon  /  '농월대(弄月臺 )' Nong wol dae

조경가 정영선, 박승진

 

풍설기천년은 오래된 모과나무 정원이다. 6천여 평의 부지에 설립자가 평생 수집한

수령 3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모과나무 108그루를 전시하고 있다.

 

세 연못의 이름은 연당, 채당, 회당.

정원 가운데에 세 곳의 연못을 만들어 수백 년 세월을 이겨낸 고목들의 그림자가 은은하게 비치도록 했다. 

 

바람과 눈비를 맞으며 세월을 이겨낸 모과나무의 강인함을 표현하고 천년을 가는 모과 정원이 되라는 의미에서 풍설기천년으로 명명하였다.

 

'풍설기천년(風雪機千年)' 의자에 적힌 문구

코르텐강으로 만들어진 의자에 무심하게 붙어있는 이 문구가 나에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와닿았다.

'고요히 머물며 마음을 비우는 곳'

 

풍설기천년 중간에 위치한 농월대는 나무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평상 형태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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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팔공청향대 (八公淸響臺)' Pal gong cheong hyang dae

건축가 승효상

 

팔공청향대는 풍설기천년 상단에 위치한 전망대이다. 이곳에서는 팔공산 정상을 바라볼 수 있으며, 팔공청향대의 이름처럼 멀리 팔공산이 뿜어내는 청정한 울림을 들을 수 있다. 가깝게는 풍설기천년의 전경과 더 넘어 별유동천의 전경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장소이다.

 

겨울이라 삭막해보이지만 나름의 따뜻함이 공존하는  '풍설기천년(風雪機千年)'을 볼 수 있는 '팔공청향대 (八公淸響臺)'

 

'팔공청향대 (八公淸響臺)' 에서 본 팔공산

 

나는 동행인과 함께 한참 이야기 꽃을 피웠다.

'산과 하늘의 색과 대조되는 땅의 색이 아름다워 보인다.'

'코르텐강 석축으로 쌓아 올려진 저곳은 모과나무를 위한 것일까?'

'모과나무 각 개체마다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띄엄띄엄 심은 것일까?'

등등..

 

가만히 앉아서 바라본 팔공산의 풍경을 통해 든 생각은

앞으로 마주할 건축물들을 향한 기대감으로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둘' 이라서 외롭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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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으로 가던 길에 발견한 화장실...

화장실 파사드

 

화장실 손잡이 디테일

 

화장실 손잡이 디테일(벽에 고정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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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담(思潭)' Sa dam

건축가 승효상

 

'사담(思潭)'은 승효상이 설계한 것으로 '사색하는 연못'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생태 연못과 식사를 할 수 있는 몽몽마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계곡물을 가두어 조성한 연못에는 수생식물과 아름다운 비단잉어들을 키우고 있다. 가끔 사유원에 사는 동물들이 아침 일찍 물을 마시러 오기도 한다. 

몽몽마방에서는 런치를 제공하는데, 식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예약하고 가야지만 이용가능하다.

 

'사담(思潭)' 전경

 

'사담(思潭)' 에서 본 '조사(鳥寺)'

 

'정적인 것(풍경)'과 '동적인 것(물)'의 조화

새벽녘, 동물들이 와서 물을 마신다는 '사담(思潭)'의 연못

 

'사담(思潭)'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대략 5cm정도로 되 보이는 계단

 

'사담(思潭)' 내부 런치를 즐기는 사람들

 

'사담(思潭)' 내부에 채광을 위해 뚫은 듯 한 천장 개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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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와사(臥寺)' Wa sa /  '오당(悟塘) O dang

건축가 승효상

 

오당은 깨달음을 얻는 연못이라는 뜻이다. 계곡의 낙차를 이용해 조성된 다섯 개의 크고 작은 연못과 코르텐강을 소재로 지어진 와사로 구성된 이곳에서는 관람객이 벤치에 앉아서 물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명상하는 작은 수도원이다.

 

'와사(臥寺)'의 의미와 일맥상통하게 보이는 건축물의 형상

 

 

햇빛으로 인해 생기는 그림자

 

햇빛으로 인해 생기는 그림자

 

천장에 뚫린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빛
천장에 뚫린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빛
자연을 해치지 않겠다는 건축가의 의지
자연을 해치지 않겠다는 건축가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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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내심낙원(內心樂園)' Nae sim nak won

건축가 알바로 시자

 

이 경당의 이름은 내심낙원이다. 조선말 전라도 장성 군수였던 김성규의 아들로 태어난 김익진 선생은 젊은 시절 수많은 고뇌 끝에 가톨릭에 귀의해 해방 무렵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대부분의 재산을 소작농들에게 나눠주고 대구에 정착해 일생을 가톨릭에 바치고 청빈한 삶을 살다 가신 분이다. 벨기에 출신 찰스 매우스 신부와 김익진 선생은 우징숑의 저서 <내심낙원>의 번역을 계기로 인연이 되어 영적인 만남을 가졌으며, 두 분의 교유를 기리기 위해 김익진 선생의 가톨릭 번역서  『내심낙원』(內心樂園)에서 건물의 이름을 가져왔다. 이 건물의 현판은 중국의 서예가 웨이량이 적었다. 이곳에서는 멀리 보현산에서 뜨는 해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다.

 

원경에서 본&nbsp;'내심낙원(內心樂園)'

 

'내심낙원(內心樂園)' 우측면

 

'내심낙원(內心樂園)' 좌측면

 

'내심낙원(內心樂園)' 정면

 

'내심낙원(內心樂園)' 입구 팻말

 

'내심낙원(內心樂園)' 입구 팻말

 

'내심낙원(內心樂園)' 천장

 

'내심낙원(內心樂園)' 내부

 

단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들어가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압도'되었다.

높은 천정고 때문에 메아리처럼 울리는 나의 행동과 소리 하나하나가 성당에 퍼졌다.

단언컨대 알바로 시자의 건축물은 나에게 항상 깊은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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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첨단(瞻壇)' Cheom dan

건축가 승효상

 

첨단은 사유원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전망대이자 물탱크이다. 첨성대의 첨자는 볼 첨자이고, 첨단의 첨자와 한자가 같다.

정자에 앉으면 팔공산 비로봉을 조망하여 깊은 사색에 빠질 수 있다.

 

'첨단(瞻壇)'

 

'첨단(瞻壇)'

 

'첨단(瞻壇)' 을 올라가면서 보이는 풍경

 

'첨단(瞻壇)' 을 올라가면서 보이는 풍경

 

사실 첨단...이라고 해서 엄청 대단한 걸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한 것과는 다르게 전망대 위로 올라가니 산들의 방향과 거리가 12 지신상의 형태로 조각되어 있었다. 높이가 그리 높지는 않았는데 올라가는 길은 난간을 잡고 올라간다기보다 벽을 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냉정하게 말해서 콘크리트 덩어리처럼 보이는 이 건축물... 물탱크의 용도를 가리기 위한 것이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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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가가빈빈(嘉)' Gaga binbin

건축가 최욱

 

가가빈빈은 아름답고 빛난다는 뜻이다.

사유원 정상부에 위치해 멀리 팔공산 비로봉(1193m)을 바라보며 깊은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카페이다.

 

'가가빈빈(嘉嘉彬彬)'

 

'가가빈빈(嘉嘉彬彬)' 진입로 옆쪽

 

'가가빈빈(嘉嘉彬彬)' 내부에서 본 풍경

 

'가가빈빈(嘉嘉彬彬)' 내부에서 본 풍경

 

'가가빈빈(嘉嘉彬彬)' 내부
'가가빈빈(嘉嘉彬彬)' 내부

 

'가가빈빈(嘉嘉彬彬)'의 거친 벽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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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명정(暝庭)' Myeong jeong

건축가 승효상

 

명정은 그 이름이 암시하듯 영생을 생각하는 곳이다. 긴 통로를 지나서 내려가다 보면 아름다운 수목원의 풍경도 잊게 되며

오로지 하늘만이 보인다. 눈앞에는 물이 흐르는 망각의 바다, 건너편에는 붉은 피안의 세계가 있다.

 

콘크리트 의자에 앉아 현생과 내생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곤 이곳저곳에 있는 작은 성소들을 방문하며 한없이 묵상하는 곳이다.

 

모든 묵상을 끝내고 좁은 통로로 올라오면 새로운 자연이 펼쳐진다. 그전에 보던 세상과 다르게 보이면 좋겠다는 것이 건축가의 뜻이다.

그러니 이곳을 보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스스로 해보길 바란다.

 

'명정(暝庭)'내부로 통하는 길

 

'명정(暝庭)'내부로 통하는 길

 

'명정(暝庭)'내부로 통하는 길

 

가는 길에 호기심을 유발하는 발코니 공간

 

'명정(暝庭)' 보이는 문으로 들어가면 곧 보게 될 현생과 내생

 

물이 흐르는 망각의 바다, 그리고 그 건너편의 붉은 피안의 세계

 

물이 흐르는 망각의 바다, 그리고 그 건너편의 붉은 피안의 세계

 

 

 

 

 

모든 묵상을 끝내고 좁은 통로로 올라오면 새로운 자연이 펼쳐진다
새로운 세계

 

새로운 세계

 

새로운 세계

 

외부계단

그전에 삭막하게 보였던 세상, 묵상을 끝내고 밖으로 나와 펼쳐진 넓은 공간을 보니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지금하고 있는 고민들이 별 것처럼 느껴지고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넓고 알아야 할 것들이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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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소요헌(逍遙軒)' So yo heon

건축가 알바로 시자

 

정자의 소요유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소요유란 우주와 하나가 되어 편안하게 거닐다, 노닐다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곳 소요헌은 북카페 인사이트와 본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천천히 거닐며 사색을 하는 곳이지만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건축물이다. 소요헌은 당초에 스페인 마드리드에 피카소 뮤지엄으로 지어질 예정이었는데, 보류되었다. 설립자의 오랜 노력 끝에 추가 설계를 거쳐 군위에 건립하였다. 만약 소요헌이 스페인에 건립되었다면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를 걸 계획이었다.

'소요헌(逍遙軒)' 입구

 

'소요헌(逍遙軒)' 진입로

 

시자의 작품을 알리는 팻말

 

'아트 파빌리온' 내부

 

'아트 파빌리온'에서 본 풍경

아트 파빌리온에서 알바로 시자의 작품들과 스케치, 모형 등을 볼 수 있었다.

 

곳곳에 보이는 시자의 작품과 스케치

 

사유원 전체 대지 모형

 

'소대' 모형

 

시자의 '내심낙원(內心樂園)' 스케치

 

알바로 시자의 스케치

 

알바로 시자의 스케치
알바로 시자의 스케치

 

알바로 시자의 '소대' 스케치

 

'소요헌(逍遙軒)' 내부 조형물을 나타내는 시자의 스케치

 

알바로 시자의 스케치

 

아트 파빌리온 내부의 원목 가구

 

아트 파빌리온(오른쪽)과 본 건물(왼쪽) 사이의 풍경

 

이제 소요헌 본 건물로 들어가서 입구부터 시퀀스를 따라 들어가 보도록 하겠다.

 

'소요헌(逍遙軒)'의 본 건물 입구 시퀀스

 

'소요헌(逍遙軒)'의 본 건물 입구 시퀀스

 

'소요헌(逍遙軒)'의 본 건물 입구 시퀀스

 

'소요헌(逍遙軒)'의 본 건물 입구 시퀀스

 

내부 중정

 

시퀀스를 따라 보이는 곳과 내부 중정 경계

 

내부 중정
시자의 스케치에서도 볼 수 있었던 코르텐강으로 만들어진 조형물

 

왔던 길을 뒤돌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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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을 느낄 수 있는 전망

 

알바로 시자의 난간 디테일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스케일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시자의 건축물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시자의 건축물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시자의 건축물

 

외부에서 본 소요헌의 파사드

'소요헌(逍遙軒)'에서 느낄 수 있었던 건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 스케일의 과감함'이었다. 

과연 알바로 시자 외 다른 건축가들이 이런 스케일의 건물을 한국 땅에 지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내가 느낀 알바로 시자의 건축적 특징으로 가장 크게 손꼽을 수 있는 세 가지를 추려보았다. 

첫 번째, 천장에 의도적으로 구멍을 내어 그 사이로 들어오는 빛 그리고 그에 따라 생기는 그림자를 이용했는 것,

두 번째, 아무나 할 수 없는 난간의 디테일을 활용했다는 것

세 번째, 자연과 어우르는 건축을 지향한다는 것

 

알바로 시자, 이 시대 최고의 건축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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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소대(巢臺)' Miradouro

건축가 알바로 시자

 

요헌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미라도오로라는 이름의 알바로 시자의 전망대이다. 사유원은 미라도오로의 이름을 새둥지전망대라는 뜻을 가진 '소대'라고 지었다. 알바로 시자는 1933년생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1992년에 수상했다. 이곳에 오르면 사방으로 아름다운 수목원의 경치와 창평지를 조망할 수 있다. 소요헌을 전망할 수 있는 곳을 지어달라는 알바로 시자의 요청을 설립자가 받아들여 이곳에 높이 20.5미터로 짓게 되었다.

 

'소대(巢臺)'

 

'소대(巢臺)'의 입구를 알리는 문구
올라가다가 중간에 뚫린 개구부를 통해 본 소요헌
올라가다가 중간에 뚫린 개구부를 통해 본 소요헌

'소대(巢臺)' ,

아래에서 봤을 때 절대 만만하게 생각할 건축물이 아니었다.

계단을 통해 올라가다 보면 건축물이 기울어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창이 뚫리지 않아서 현재 나의 위치가 어디쯤 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극강의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중간에 올라가다가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고 서둘러 올라가 보니

살짝 찢어져 있는 개구부를 통해 불어오는 바람은 나의 온몸에 흡수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알바로 시자의 의도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건축물이었다.


 

사실 이 수천여 평으로 구성된 이 대지를 다 보고 내려오는 길에 동행인과 나누었던 첫마디는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에 또 오자'

 

'사계절을 다 느껴봐야 사유원의 진정한 매력을 알 수 있다'라는 지인의 말이 나의 뼛속까지 이해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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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시간분배를 잘하면서 둘러보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려오다 보니 마감시간이 임박해 있었다.

겨울이라 해가 짧은 탓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본 것 같다.

이곳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닌 것이 아니다.

순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란 말이다.

 

사유원에 들어오는 순간 어떠한 것에 쫓기지 않고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데로 보면 더욱 좋은 것 같다.

 

나 또한 지도는 참고만 하고 그렇게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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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하는 것 같다'라든가 '그냥 산이네'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옆을 돌아보면 자연과 순응한 건축물이 바로 앞에 있었다.

그만큼 자연을 헤치지 않는 건축을 하려고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대단한 건축가들이 한 데 모여 국내에서 설계를 진행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다.

 

 

 

('볼드체로 된 기울어진 설명'은 모두 사유원 입구에 구비된 '팸플릿'에서 따온 글귀로 출처를 명확히 밝히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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